밀레의 <만종>의 아픈 사연
밀레의 <만종>의 아픈 사연
밀레의 <만종>은 언뜻 평화로워 보이지만
아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 그림입니다.
어린 시절, 살바도르 달리는 이 그림을 보고 나서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시달렸습니다.
불안감은 집요하게 그를 몰아세웠고,
더러는 오랫동안 그 까닭을 궁리했지만
답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달리의 궁금증은 수십 년이 지난 후에야 풀렸습니다.
루브르 미술관이 적외선을 투사해서 본 <만종>이
초벌 그림에는 바구니 안에 감자가 아닌
어린아이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부부의 기도는 평화로운 저녁과
일용할 양식에 대한 감사의 기도가 아니라,
굶주림을 못 이기고 저세상으로 떠난
불쌍한 아이가 천국으로 갈 수 있게 해달라는
갈망의 기도였던 것입니다.
처음에 이 그림을 본 밀레의 친구가 "
계급 갈등을 지나치게 조장하는"것 같다며
그림을 고치라 했고, 밀레는 친구의 조언을 받아들여
아이를 감자로 바꿔 그렸다고 합니다.
세상을 밝게 비추던 과장된 빛이 사라지고,
모든 풍경들의 진실이 처연하게 드러나는 시간,
하루가 힘겨웠던 부부는 일손을 멈추고 마주 섭니다.
벅찬 노동 때문인지,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
가난 때문인지, 혹은 죽은 아기 때문인지,
그날 하루도 삶은 고달팠지만 남편은 아내의 슬픔이,
아내는 남편의 슬픔이 커질까 봐 마음껏 울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기도합니다.
서로의 마음을 견디며,
어두워지기 직전의 그 시간들을 버텨냅니다.
하루 종일 씩씩했던 사람들도
해 질 무렵엔 용기를 잃고 합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더 외로워하고
아픈 사람들은 더 아파하며,
잠시라도 함께 있어줄 누군가를 기다립니다.
해 질 무렵에,
마음 약한 사람들은 낮보다 더 선해지고
밤보다 더 고요해집니다.
낮과 밤 사이에서, 이미 사라진 것들과
이제 곧 내 곁을 떠날 것들을 그리워하며
누군가가 다가와 손을 잡아 주기를 기대합니다.
해 질 무렵 한 시간,
누군가에게 견딜 수 있는
이유가 되어주어야 하는 시간입니다.
- 송정림의 감동의 습관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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