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v.media.daum.net/v/20170208120305163
80대 변장하고 길 나선 20대 "아! 외롭더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17.02.08 12:03 수정 2017.02.08 15:15 댓글 1008개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장길 (프로젝트 영상 <노인의 마음> 체험한 배우)
오늘 화제 인터뷰에서는 좀 특이한 한 분을 만나려고 합니다. 여러분, 20대, 30대, 40대, 50대인데 어느 날
갑자기 80대 노인이 된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지금 인터넷상에서는 '노인의 마음'이라는 동영상 하나가
화제인데요. 한 20대 청년이 80대 노인으로 분장을 합니다. 다리에도 모래 주머니를 달고…. 노인으로
변신해 거리로 나갑니다.
노인의 일상을 체험해 보는 거죠. 20대 청년이 80대 노인이 돼서 마주한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요.
오늘 화제 인터뷰 이 20대 청년 배우세요. 조장길 씨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조장길 씨, 안녕하세요?
◆ 조장길> 네, 안녕하세요. 조장길이라고 합니다.
◇ 김현정> 올해 나이 스물 다섯?
◆ 조장길> 네, 스물 다섯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어떻게 노인 되기 프로젝트에 참가할 생각을 하셨어요?
◇ 김현정> 그런데 25살이면 주름살 하나도 없잖아요?
◆ 조장길> 그렇죠.
◇ 김현정> 흰머리도 하나도 없고요.
◆ 조장길> 그렇죠,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어떻게 아무리 그래도 25살이 80대로 분장이 가능합니까?
◆ 조장길> 영화 '은교'나 여러 가지 노인 분장을 하는 영화를 한 번씩 보신 적 있으실 거예요.
◇ 김현정> 은교에는 박해일 씨가 노인 분장을 했었죠.
◆ 조장길> 그렇죠, 맞습니다. 그 분장 팀이 그대로 그 팀 그대로가 내려와서 분장을 해 주셨거든요.
◇ 김현정> 아주 전문적인 분들이 해 주신 거군요.
◆ 조장길> 그렇죠. 굉장히 정밀하고 그런 분들이 내려오셔서 분장을 해 주신 거죠.
◇ 김현정> 그리고 다리에 모래 주머니 단 건 신체적으로도 좀 거동이 어려운 느낌을 주기 위해서,
경험하기 위해서 단 거고요?
◆ 조장길> 네. 키트 자체가 노인체험키트라고 해서 구매랑 대여가 가능한 거거든요.
그 안에 보면 관절을 움직일 수 없게 고정해 놓는 키트도 있고요.
다양하게 노인이 되는 느낌을 줄 수 있게, 체험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구성품입니다.
◇ 김현정> 그렇게 해서 80대 할아버지로 변신을 한 채 거리로 딱 나가 보니 첫 느낌이 어떻던가요?
◆ 조장길> 저는 한마디로 딱 표현을 하자면 완벽하구나.
◇ 김현정> 완벽하구나?
◆ 조장길> 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현정> 아니, 80대 노인이 됐는데 완벽하구나가 무슨 말씀이에요?
◆ 조장길> 제가 분장을 하자마자 건물 밖으로 나오는데 웬 할머니 한 분이 저한테 오셔가지고
어떤 말을 물어보는 거예요.
◆ 조장길> 부산 사투리로 아저씨 여기 노인정이 어디입니까, 이렇게 물어보시더라고요.
◇ 김현정> 같은 동년배인 줄 알고?
◆ 조장길> 네, 동년배인 줄 알고. 아저씨라고 물어봤다는 건 자기보다 나이가 많다라고 생각을
하셨기 때문에 저한테 그렇게 물어보신 것 같아요.
◇ 김현정> 일단 내가 완벽하게 분장했구나 이 생각하신 거예요?
◆ 조장길> 아, 이게 정말 완벽하구나. 약간은 의구심이 들었었는데 그렇게 물어보시고 나서는
아, 정말 완벽하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목소리나 말투나 연륜이 묻어나야 하는 건데
들키지 않을까. 분장을 한 것이 들키지 않을까라는 처음에는 의심과 제 스스로한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하루를 살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냥 정말 일상이 되고
너무 자연스러워지는 거예요.
◇ 김현정> 아니, 그러니까 저는 궁금한 게 내 분장이 잘 됐구나, 이 문제가 아니라 진짜 노인이
돼서 내가 느낀 세상. 어떻던가요? 80대 노인이 돼보니까?
◆ 조장길> 정말 외롭습니다.
◇ 김현정> 외로워요?
◆ 조장길> 네, 여러분들이 무엇을 상상하시든 그 이상의 외로움을 느끼시게 될 거예요.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경험을, 에피소드를 겪으셨길래요?
◆ 조장길> 예를 들면 사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살아가다 보면 누군가의 시선을 한 번 정도 받기
마련이잖아요. 그 시선이 따뜻하든 관심이든 그 느낌을 느낌적인 느낌을 받게 되는데요.
노인으로 분장하고 제가 받은 시선이나 느낌들은 너무나 차갑고 외면적이고 뭔가 사회와 동떨어진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 김현정> 동떨어진 느낌? 어떤 장면에서 특히 그러셨을까요. 저도 80대가 아니다 보니 잘 상상이
안 되네요.
◆ 조장길> 제가 간접적으로 얘기를 드리자면, 뭐라고 딱 표현을 하기는 힘들지만 사람들의 시선,
사람들의 느낌이 차가웠고 말을 한번 저한테 먼저 거는 사람도 없었고요.
제가 다가가서 말을 걸게 되도 너무나 차갑고 냉담한 분들이 많았고요.
◇ 김현정> 아, 말을 걸어도? 내가 젊은 스물다섯의 청년으로 물었을 때와 80대 노인으로 '여보시오.'
목소리도 바꾸셨잖아요. 여보시오 하면서 물었을 때 응대하는 게 전혀 달랐어요?
◆ 조장길> 응대하는 게 너무 다르더라고요.
◇ 김현정> 그리고 노인의 몸을 하고서는 신호등 건너는 것조차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물리적으로도?
◆ 조장길> 맞습니다. 이게 사실 제가 신호등에서 제일 많은 걸 느꼈는데 처음으로 제가 신호등을
한 그날 5개, 6개 정도 건넌 것 같아요. 그런데 정해진 시간 안에 건넌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제가. 평소에는 신호등을 한 3초, 5초 남았을 때도 뛰어서 지나가고 하잖아요.그런 게 절대 불가능하고
제 시간에 출발을 해도 제 시간 안에 건넌 적이 한 번도 없는 거예요.
◇ 김현정> 그래요. 참 지금 이 두 가지 얘기하셨지만 하루 동안 겪은 에피소드가 한두 개겠습니까?
◆ 조장길> 어마어마하죠.
◆ 조장길> 사회로부터 주변에서 잊혀져 가는 게 지금 노인의 현주소가 아닐까 생각이 들면서 이
영상을 보시고 감동, 재미 어떤 걸 느끼셔도 좋은데 영상을 보고 느끼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 기회를 통해서 주변을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사실 젊은층과 노년층 사이에 골이 점점 깊어지는데 젊은이가 먼저 노력해 줘서
고맙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조장길> 고맙습니다.
◇ 김현정> 노인의 마음이라는 동영상의 주인공 배우 조장길 씨였습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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