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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주왕의 전설따라 만산홍엽 가을을 누비다

조아0415 2016. 11. 10. 20:48
주왕의 전설따라 만산홍엽 가을을 누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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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미디어다음] 레져 
글쓴이 : 국민일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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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왕의 전설따라 만산홍엽 가을을 누비다 '10대 단풍명소' 경북 영덕·청송 주왕산 트레킹국민일보 | 입력 2016.11.10 04:02



단풍 관광명소인 경북 청송군 부동면 주산지 물속에 자리잡은 왕버들이 피어오르는 물안개속에서 화려하게 수놓은 오색단풍과 어우러져 몽환적인 풍광을 빚어내고 있다. 새벽 안개 낀 주산지는 한국의 아름다운 3대 저수지 중 첫째로 꼽힌다.
단풍 관광명소인 경북 청송군 부동면 주산지 물속에 자리잡은 왕버들이 피어오르는 물안개속에서 화려하게 수놓은 오색단풍과 어우러져 몽환적인 풍광을 빚어내고 있다. 새벽 안개 낀 주산지는 한국의 아름다운 3대 저수지 중 첫째로 꼽힌다.
'소통길' 대궐령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갓바위
'소통길' 대궐령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갓바위
절골 계곡을 가로지르는 나무데크 주변의 화려한 단풍(위), 계곡 옆 절벽 위에 아찔하게 자리잡은 방호정(아래)
절골 계곡을 가로지르는 나무데크 주변의 화려한 단풍(위), 계곡 옆 절벽 위에 아찔하게 자리잡은 방호정(아래)
화산활동이 빚어낸 백석탄
화산활동이 빚어낸 백석탄

우리나라 10대 단풍명소 중 한곳인 주왕산.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최근 발표한 '걷기 좋은 국립공원 단풍길 10선'에도 포함돼 있다. 탐방객 대부분은 경북 청송의 상의주차장을 들머리 삼아 폭포를 따라 탐방한다. 하지만 단풍으로만 치면 절골 계곡이 한 수 위다. 특히 절골 인근엔 주산지도 있다. 물속에 반쯤 잠긴 20여그루 왕버들 고목이 자욱한 물안개 속에 단풍과 어우러져 매혹적인 풍경을 펼쳐놓는다. 여기에 지난달 영덕에서 오르는 탐방로가 40년 만에 개방됐다. 주왕산의 매력이 하나 더 늘어났다.

40년 전인미답의 원시 속살 ‘소통길’

가을마다 단풍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주왕산에 새 탐방로가 열렸다. 지난달 22일 영덕군 달산면 용전리를 출발점으로 갓바위를 거쳐 가메봉까지 이르는 6.2㎞ 구간이 일반에 공개됐다. 약 3시간 거리다. 주왕산을 매개로 영덕군과 청송군이 이어진다는 뜻에서 ‘소통길’이라 이름붙였다.

출발부터 대궐령까지는 급경사의 오르막길이 이어지는 가장 힘든 구간이다. 하지만 ‘갓바위’ ‘왕거암’ 같은 기암괴석이 산행의 묘미를 더하고 탁 트인 조망점마다 설치한 전망대에서는 숨을 고르며 수려한 산세를 감상할 수 있다.

용전리 주차장에서 출발하면 농로가 이어진다. 차를 몰고 들어갔다가는 중간에 경운기나 트랙터를 만나면 수백m를 후진해야 하는 낭패를 볼지도 모른다. 갓바위탐방지원센터에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이곳에서 갓바위까지는 1.6㎞로 가파른 산길이 이어진다. 40분 정도 소요된다.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몰아쉬며 갓바위전망대에 오르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조망이 힘든 발품을 보상해준다. 갓바위는 거대한 암봉 세 개로 이뤄져 있는데 맨 앞의 바위가 멀리서 보면 갓 모양을 하고 있어 이름지어졌다.

갓바위∼대궐령 구간은 400m밖에 안되지만 산세가 험해 깔딱고개로 불린다. 30분 정도 걸린다. 대궐령은 영덕군과 청송군의 경계를 이루며 주왕산 국립공원 동쪽 끝에 위치한다. 중국 당나라 때 반역을 일으켰다가 이곳에 숨어든 주도가 왕을 자처하며 이곳에 대궐을 지었다 한다. 그는 신라군과 격전을 벌이다 화살에 맞아 죽었다고 전해진다.

대궐령 전망대에서 보는 경치가 장관이다. 발아래로 갓바위가 내려다보이고 건너편 기암절벽에 걸터앉은 소나무와 주변 만산홍엽의 가을 풍광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영양풍력발전단지는 물론 영덕풍력발전단지와 그 너머 동해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대궐령을 지나면 왕거암까지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능선길이다. 약 2.6㎞로 1시간 20분 소요된다. 왕거암을 표시하는 거대한 바윗돌 곁에 주왕이 거처했다는 왕거암이 아주 보잘 것 없는 돌무더기 형태를 취하고 있다.

왕거암∼가메봉 구간은 1.6㎞로 50분 정도 걸어야 한다. 약한 내리막길과 평평한 지형이어서 비교적 산행이 편하다.

‘단풍의 대명사’ 절골 협곡

절골 협곡과 주산지는 청송군 부동면 이전리에 위치한다. 옛날에 절이 있었다고 해서 절골이라고 불려오고 있지만 지금은 절의 흔적은 사라지고 절골이라는 이름만 남아 있다.

절골 계곡은 산을 오르내리는 험난한 길이 없는 완만한 길로 이어진다. 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징검다리, 돌다리를 건너기도 하고 바위 끝을 돌아가기도 한다. 섶다리처럼 놓인 다리를 건너면 ‘길 없는 길’이 이어지고 절벽이 바투 다가서기도 한다.

굽이굽이 이어진 계곡의 모퉁이를 돌 때마다 붉은 단풍이 고개를 내밀고 색다른 비경이 펼쳐진다. 암벽 사이에 간신히 자리잡은 나무들이 계절의 색감을 더한다. 특히 탐방지원센터에서 1㎞ 거리에 계곡을 가로지르는 나무데크 주변이 절경이다. 기암절벽이 계곡 좌우로 길게 이어지고, 울창한 숲이 풍경을 더해 한없이 머물고 싶은 선경 중의 선경이다.

단풍놀이가 목적이라면 절골탐방지원센터에서 대문다리까지 계곡길만 들어갔다가 나와도 된다. 편도 3.5㎞ 거리로,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몽환적 풍경, 주산지

절골로 드는 길에는 보석 같은 주산지도 만날 수 있다. 별바위골 끝자락에 20여 그루 왕버들 고목이 물속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는 풍경으로 유명한 조그만 산중 저수지다. 가을에는 물속에 반쯤 잠긴 왕버들과 단풍나무가 어우러지는 풍경이 매혹적이다. 이른 아침 물안개까지 자욱하게 깔리면 몽환적인 풍경이 황홀감을 더해준다.

주산지는 호숫가뿐 아니라 호수 안에도 아름다움을 펼쳐놓는다. 나무들의 오색찬란한 빛이 물 위에 그대로 비친다. 호수 속에 또 다른 숲이 들어앉아 아찔한 단풍의 향연을 펼쳐낸다. 이 절경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통해 스크린에 펼쳐지기도 했다.

■여행메모백석탄·방호정… 이채로운 볼거리

수도권에서 영덕이나 청송까지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안동을 거쳐 가는 것이다.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34번 국도를 이용하면 닿는다. 달산면 용전리는 신양삼거리에서 옥계계곡·달산 방면으로 우회전한 뒤 대지삼거리에서 오른쪽 길을 선택하면 된다. 절골이나 주산지는 진보에서 31번 국도 주왕산 방향으로 30여분을 더 달린 뒤 914번 지방도를 이용해 갈 수 있다.

청송 8경 가운데 제1경은 신성계곡이다. 상류 방호정부터 백석탄까지 약 15㎞ 정도다. '하얀 돌이 반짝거리는 내'라는 뜻의 백석탄은 약 7000만년 전 화산활동으로 빠르게 흐르다 굳은 용암이 만들어낸 이채로운 풍경이다. 지질학적으로는 '포트홀'(pot hole)이다. 방호정은 1619년 조선 광해군 11년에 방호 조준도가 어머니의 묘를 볼 수 있는 곳에 세운 정자다. 객주문학관, 야송미술관, 청송양수발전소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숙박은 송소고택(054-874-6556) 등 덕천마을의 여러 고택에서 할 수 있다. 송소고택은 조선 영조 때 만석꾼 심처대의 7대손 송소(松韶) 심호택이 지은 집으로 120년 세월을 훌쩍 뛰어넘은 99칸짜리 저택이다.

청송은 다량의 철분과 미네랄이 함유된 탄산약수가 유명한 고장으로 이 약수에 토종닭을 고아낸 백숙집이 여러 곳 있다. 달기약수 지역의 식당들은 인삼과 황기, 감초와 밤, 대추, 녹두 등을 넣고 삶다가 닭이 알맞게 익으면 닭은 건져내어 접시에 담고, 국물에 쌀을 넣어 죽을 쑤어낸다.

영덕·청송=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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