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Master 'Blue ocean' (2) 아이디어 전쟁과 블루오션 전략
시대변화 읽었다
2000년 이후 경쟁 심화
혁신에 목마른 기업들에 기존 경쟁을 뛰어넘는 새 블루오션 창출법 제시
지적영향력 지수 높아
학술논문·책 등 피인용횟수…연 275회로 높은편에 속해
김위찬·르네 마보안 비즈니스전략가 10위권에
시대변화 읽었다
2000년 이후 경쟁 심화
혁신에 목마른 기업들에 기존 경쟁을 뛰어넘는 새 블루오션 창출법 제시
지적영향력 지수 높아
학술논문·책 등 피인용횟수…연 275회로 높은편에 속해
김위찬·르네 마보안 비즈니스전략가 10위권에
블루오션전략을 강의할 때 종종 받는 질문은 ‘2005년 한국 사회 전반에 큰 반향을 불러왔던 블루오션전략은 전략 분야에서 어느 정도의 위상을 갖고 있는가’다. 이를 세계 최대의 검색 포털 구글 스칼라를 통해 점검해 봤다.
#경영전략의 세계적 구루들
경영전략의 위대한 사상가들은 누가 있을까. 전략에 대한 가장 오래된 사상가는 ‘손자병법’을 전한 손자다. 하지만 전략이라는 학문 분야가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마이클 포터가 ‘경쟁전략(Competitive Strategy)’이란 책을 출판한 1980년부터다.
전략은 강조하는 분석단위에 따라 크게 세 가지 흐름이 있다. 포터 교수의 경쟁전략은 산업 또는 시장을 강조하는 이론이며, 1990년대에 나온 자원기반 관점은 기업 특성에 초점을 두고 기업이 보유한 자원과 역량을 강조하는 이론이다. 이런 자원기반 관점의 토대를 이루고 있는 이론은 조직이나 기업이 학습을 통해 변화한다는 조직학습 이론이다. 이와 관련한 경영서적은 노나카 이쿠지로의 ‘지식창조기업(knowledge creating company)’, 센게의 ‘제5의 경영(The Fifth Discipline)’, 프라할라드의 ‘미래를 위한 경영 (competing for the future)’ 등이 있다.
또 하나의 관점은 산업 또는 기업의 특성보다는 기업이 실행하는 전략적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산업구조가 좋건 나쁘건, 기업이 자원 및 역량을 보유하든 안 하든 상관없이 기업의 전략적 행동의 질적 수준에 따라 기업의 성공과 실패가 결정된다는 이론이다. 강조하는 분석수준에서 블루오션전략은 세 번째 차원의 관점에 속하지만 기업이 환경과 시장을 능동적으로 바라보고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기존 관점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아이디어의 가치는 무엇에 의해 결정될까. 특허의 경우 인용되는 정도가 특허의 화폐적 가치에 비례한다는 연구가 있다. 광범위한 학술논문, 보고서, 도서를 검색할 수 있는 ‘구글 스칼라’를 통해 전략 구루들의 지적인 영향력(여기서는 피인용횟수로 측정)을 추정해보자.
톰 피터스의 ‘초우량기업의 조건(In Search of Excellence)’은 1980년대를 풍미한 책이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영향력이 줄었다. 반면에 탄탄한 분석 프레임워크에 기반을 둔 포터의 3대 전략 도서는 지적 영향력을 급증시켰다. 또 전략의 자원기반 관점의 발전에 영향을 주었던 조직학습분야의 두 책 ‘제5의 경영(The Fifth Discipline)’과 ‘지식창조기업’은 포터의 3대 저서보다 늦게 출간됐음에도 2000년대 들어서면서 포터의 책들을 뛰어넘는 지적 영향력을 보였다. 프라할라드의 ‘미래를 위한 경영’도 영향력을 꾸준히 확대했다. 그런데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포터의 3대 전략고전과 자원기반관점의 도서들은 지적 영향력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는데, 다음의 두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첫째, 새로운 전략 구루들의 등장과 새로운 전략 개념과 프레임워크의 개발이다. 포터 교수와 같은 전략구루가 전략 분야를 개척하는 역할을 했다면, 새롭게 등장한 전략구루 클레이 크리스텐센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1997년 ‘혁신가의 딜레마(Innovator’s Dilemma)’에서 왜 잘나가는 혁신기업이 넘어지는지 사례를 통해 명쾌하게 설명했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의 김위찬과 마보안 교수는 ‘블루오션전략’에서 기존 경쟁을 뛰어넘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하는 치밀하고도 체계적인 방법론과 다각적 사례를 제시했다.
둘째, 2000년대 후반으로 가면서 경영자들은 경쟁의 심화로 혁신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고, 금융위기 등으로 인한 자본주의 시스템 자체 한계에 대해 인식하게 됐다. 그래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자각으로 혁신 또는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쪽으로 기업의 전략적 흐름에 변화가 일어났다. 파괴적 혁신, 가치 혁신, 개방형 혁신의 개념을 주창한 크리스텐센, 김위찬, 체스브루의 저서들이 2000년대 이후 지적 영향력을 확대했다. 사회적 책임과 관련한 사업 기회를 설파한 프라할라드의 ‘피라미드 바닥에 깔린 노다지(The Fortune at the Bottom of the Pyramid)’도 지적 영향력이 상승했다. (표1)
#블루오션 전략의 현주소
블루오션전략은 (표1)에서 보듯이 2000년 이후 출간된 전략관련 도서 중에서 체스브루의 ‘오픈 이노베이션’,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 프라할라드의 ‘피라미드 바닥에 깔린 노다지’ 다음으로 지적 영향력부문 상위에 올라있다. ‘블루오션전략’이 2005년에 발간된 것을 고려하면 꽤 괜찮은 성적이다. 경영학 구루의 책이 지적 영향력을 갖는 글로벌 명저가 되기 위한 조건을 연간 피인용 횟수 500회 이상으로 본다면, 블루오션전략의 경우 2005년 출간된 이후 6년째인 2011년 기준 구글 스칼라 피인용 횟수가 275이므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블루오션전략의 저자인 김위찬 및 마보안의 지적 영향력 지수는 어느 정도일까. 또 다른 지적 영향력 지표로서 세계적인 출판사 맥그로힐(McGrawHill)과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서 후원하는 세계 ‘톱 비즈니스 싱커즈(Top Business Thinkers)’가 있다.
(표2)에서 보면 김위찬 마보안 교수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2007년 이후 10위권 안에 계속 들었고, 2011년에는 2위에 올랐다. 포터는 2007년 이후 하향세를 타고 있고, 크리스텐센이 2011년 1위에 올랐다. 크리스텐센은 하나의 주제 ‘파괴적 혁신’을 중심으로 연속적으로 5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1997년 ‘혁신가의 딜레마’에 이어 2003년 ‘성장과 혁신’, 2004년 ‘미래기업의 조건(Seeing What’s Next)’, 2008년 ‘행복한 학교(Disrupting Class)’, 2009년 ‘혁신기업의 처방(The Innovator’s Prescription)’을 펴냈다. 더구나 크리스텐센은 이노사이트라는 컨설팅 기업 운영을 통해 계속적으로 이론과 프레임워크를 현업에 적용해보고 수정보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루오션전략이 한국을 뛰어넘어 세계적으로 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갖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선결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기존 책과의 분석 수준을 달리한 보완적이면서도 일관성 있는 주제를 가진 책이 지속적으로 출간돼야 한다. 포터가 국가 또는 경제시스템을 분석, 책을 출간하고 크리스텐센이 연속적으로 다른 초점을 가진 파괴적 혁신 관련 책을 쏟아내듯이 블루오션전략도 다른 초점을 갖지만 일관성 있는 저서들이 연속적으로 출간돼야 블루오션전략 프레임워크의 지적 영향력이 보다 상승할 것이다.
둘째, 책의 영향력은 단기보다 상승세의 지속 여부가 중요하므로 이론과 프레임워크를 뒷받침하는 후속 연구와 학파의 형성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론 개발과 실무 적용으로 이론의 과학·신뢰성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의 블루오션전략 연구자, 교육자, 컨설턴트들이 글로벌 네트워크와 연결, 지적 생산물을 나누고 학회에 참여하며 국제학술지에 블루오션전략 논문을 게재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셋째, 폐쇄형 독점 체제가 아닌 개방형 경쟁 체제로 지식가치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 어떤 개인이나 단체가 블루오션전략의 연구와 교육을 독점하기보다 지원하고 격려하는 조직을 만들어 블루오션전략의 지적인 타당성 제고와 현실 비즈니스에 대한 적용을 용이하게 하는 노력을 통해 블루오션전략 전체의 가치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박경민 <연세대 경영대 교수 kminpark@yonsei.ac.kr>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KAIST 경영과학 석사, 인시아드 전략전공 박사
△LG경제연구원·한국광물자원공사 근무, 전략경영학회 학술위원장, 연세경영연구 편집간사
△현 연세대 산학협력부단장 겸 대학기술이전센터 소장, 전략경영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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