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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지덕(忍爲之德)_참을 인 세번이면 살인도 면한다.

조아0415 2018. 11. 16. 00:03
[더,오래] 권도영의 구비구비 옛이야기(20)
어느날 텔레비전을 보다가 1학년쯤 되는 아이가 담담하게 분노조절장애라는 전문용어를 말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사진 pixabay]


[출처: 중앙일보] 참을인 세번이면 호구?···부인과 동침한 스님 참았더니
‘참을 인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속담이 생겨난 데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배경이 된다. 옛날에 어느 농부가 장가를 갔는데, 부인은 공부를 좀 했고 이 남자는 아주 무식했다.
 
부인은 남편에게, “여보, 인위지덕(忍爲之德)이면 잘 살 수 있다는데 무슨 일이 생겨도 그저 참으시오. 열 가지고 백 가지고 참으면 다 잘 살 수 있답니다” 하고 늘 가르쳤다. 남편은 산에 일하러 다니면서도 부인이 인위지덕이면 잘 살 수 있다고 한 말을 떠올리면서 항상 “인위지덕, 인위지덕” 하며 다녔다.
 
하루는 궂은 비가 오면서 산에 안개가 가득 끼어 더는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그동안 나무한 것을 짊어지고 평소보다 좀 이른 시간에 집에 돌아왔는데, 마당에 나뭇짐을 벗어 놓고 방에 들어가려다 보니 남자 짚신이 한 켤레 딱 놓여 있었다. 그래서 문구멍으로 방 안을 들여다보니 머리를 홀딱 깎은 사람이 하나 부인과 나란히 누워서 자는 것이었다.
 
남편이 화가 잔뜩 나서 문고리를 막 잡아당기려다 '인위지덕'이라는 말이 떠올라 화를 가라앉히고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부인과 함께 있던 사람은 여자 중이었다. 인위지덕 덕분에 살인을 면하게 된 것이다. [중앙포토]

남편이 화가 잔뜩 나서 문고리를 막 잡아당기려다 '인위지덕'이라는 말이 떠올라 화를 가라앉히고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부인과 함께 있던 사람은 여자 중이었다. 인위지덕 덕분에 살인을 면하게 된 것이다. [중앙포토]

 
남편은 화가 잔뜩 나서 이놈을 도끼로 때려잡는다며 문고리를 쥐고 막 잡아당기려다가 ‘인위지덕’이라는 말이 떠올라 뒤로 몇 발자국 물러섰다. 그래도 분이 나서 다시 문고리를 잡고 들어가려다 또 물러섰다 그러길 세 번을 하고는 일단 ‘인위지덕’을 마음에 새기고는 짐짓 큰기침하면서 문을 열고 들어갔다. 방 안에서 잠자던 부인과 함께 있던 사람이 기침 소리에 눈 비비며 일어나는데, 머리 깎은 사람은 여자 중이었다.
 
부인이 밭에서 일하다가 산에서 내려온 이 중을 만났다는 것이다. 마침 비가 내리고 하니 집에 가 점심이나 먹고 가라고 하면서 중과 함께 집에 왔다고 했다. 그러고는 잠시 낮잠을 잤던 모양인데, 그 사이 남편이 돌아와 그 모습을 보고는 부인이 웬 놈이랑 대낮부터 동침하는 줄 알고 큰일을 낼 뻔했다.
 
부인과 남편의 이야기를 다 들은 중은 “오늘 내가 죽을 뻔했는데 인위지덕 때문에 살았으니까 내가 내 재산을 반을 나눠 주겠다”고 말했다. '참을 인' 자를 떠올린 덕에 살인을 면하고 재산도 얻게 된 이야기이다.
 
공자님 말씀에도 등장한다. “모든 행실의 근본은 참는 것이 으뜸이다(百行之本 忍之爲上).” 제자 자장이 몸을 닦는 말 한마디를 내려달라고 청하자 전한 말이라고 한다.
 

자장이 무엇 때문에 참아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공자는 “천자가 참으면 나라에 해가 없고(天子忍之國無害), 관리가 참으면 그 지위가 올라가고(官吏忍之進基位), 형제가 참으면 집안이 부귀해지고(兄第忍之家富貴), 부부가 참으면 일생을 해로할 수 있고(夫妻忍之終基世), 친구 간에 참으면 명예를 더럽히지 않고(朋友忍之名不廢), 자신이 참으면 재앙이 없을 것(自身忍之無禍害)”이라고 했다.

 
위의 이야기에서는 자신이 참아 재앙을 피하게 된 서사를 보여준다. 그런데 이때, 진짜 ‘참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TV프로 무한도전에서 개그맨 박명수 씨가 남긴 어록 '참을 인이 세 번이면 호구 된다.' 이는 기존의 상식을 비트는 표현이기에 한 번쯤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이게 잘못되어 '참으면 나만 손해'라는 생각을 심어주게 될 수도 있다. [중앙포토]


[출처: 중앙일보] 참을인 세번이면 호구?···부인과 동침한 스님 참았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