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스크랩] "소소한 아이디어로 억대 이모티콘 작가 됐어요"

조아0415 2017. 12. 6. 23:00
"소소한 아이디어로 억대 이모티콘 작가 됐어요"
http://v.media.daum.net/v/20171206044259358

출처 :  [미디어다음] Tech일반 
글쓴이 : 한국일보 원글보기
메모 :


"소소한 아이디어로 억대 이모티콘 작가 됐어요"

이서희 입력 2017.12.06. 04:42 수정 2017.12.06. 08:49

김규진 임보련씨 "누구나 도전하세요"

‘대충하는 답장’ 김규진

성의없고 비꼬는 듯한 표정

10대, 20대서 열렬한 지지

‘덩어리 반죽씨’ 임보련

취미로 낙서하다 응모해 대박

“어설퍼도 재밌으면 통해요”

카카오톡에서 큰 인기를 끈 김규진(범고래), 임보련(임봉) 작가의 이모티콘들.
왼쪽부터 '대충하는 답장'(범고래)과 '바나나 떨이 이처넌', '덩어리 반죽씨'(임봉). 카카오 제공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많이 버는 것. 그저 꿈 같은 얘기로 여겨지는 이 어려운 일을 해낸 이들이 있다. 평범한

장인에서 억대 연봉의 스타 이모티콘 작가로 변신한 김규진(27), 임보련(30)씨다.

이제 본명보다 ‘범고래’(김규진), ‘임봉’(임보련)이라는 활동명으로 불리는 게 익숙한 이들은 카카오톡 이모티콘

하나로 ‘인생 역전’을 이뤘다. 김씨는 지난 7월 출시돼 10, 20대 남성 이용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끈 ‘대충 하는

답장’을 만들었고, 임씨는 2015년부터 껍질이 반쯤 벗겨진 바나나, 덩어리 반죽 등을 캐릭터화한 이모티콘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카톡 이용자라면 한 번쯤은 봤을 유명 이모티콘의 창조주인데,

이들 사이에는 이모티콘을 만들기 전까지 그림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대충하는 답장'을 그린 김규진(범고래) 작가가 이모티콘과 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금만 더 웃어달라"고 요청했지만 "'대충하는 답장' 이모티콘은 무심한 표정이 생명"이라며
웃기를 거부했다. 서재훈 기자          

경영학을 전공한 뒤 대학교 직원으로 근무하던 김씨에게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카톡으로 남자 친구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받는데, ‘왜’ ‘뭐’처럼 상대방을 약 올리고자, 일부러 무성의하게 하는 대답이 문자로만 전해지니 느낌이

제대로 살지 않는다고 여겼다. 그렇다고 매번 표정을 그려서 전달할 수도 없는 노릇. ‘이런 이모티콘이 있으면 잘 쓸 수

있겠다’고 생각한 김씨는 생전 처음으로 컴퓨터에 그림 관련 프로그램을 깔고 서툰 솜씨로 평소 쓰는 말, 한 자 한 자에

 어감을 불어넣었다.

성의 없게 그린 듯한 그림, 비꼬는 듯한 한마디 말과 표정에 30대 이상 이용자들은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했지만, 1

0대부터 20대 초반까지 젊은 층은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대충 하는 답장’은 출시 직후 이모티콘 인기 순위 1위에 올라 지금도 상위권을 유지 중이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출시 5개월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김씨의 이모티콘 수입은 벌써 1억원을 넘어섰다.

김씨는 “그림 실력이 뛰어나진 않지만 1020세대가 실제로 쓰는 말과 표정을 그대로 옮겨놓아 공감을 산 것 같다”며

“처음부터 타깃 층을 넓게 잡지 않고 젊은 층만 겨냥한 게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바나나떨이 이처넌', '덩어리 반죽씨' 등을 만든 임보련 작가가 5일 한국일보
사옥에서 자신의 대표 캐릭터인 껍질이 반쯤 벗겨진 바나나를 소개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임씨는 세 번의 도전 끝에 빛을 본 경우다. 어릴 때부터 워낙 낙서하는 것을 좋아해 재미 삼아 먹을거리나 식물 등에

명을 불어넣었던 그는 우연히 누구나 카톡 이모티콘 작가에 도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접한 후 응모해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연달아 내놓은 두 개의 이모티콘은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고,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출시한 이모티콘이 대

박을 치면서 연 1억원 이상 수입을 올리는 직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임씨는 “이모티콘은 무조건 공짜라는 인식이 바뀌려 할 때쯤 시작해 운이 좋은 편”이라며 “유명 캐릭터, 정교하게

잘 그린 캐릭터가 인기를 끌었던 예전과 달리 조금 어설퍼도 독특하거나 재미있으면 통하는 쪽으로 시장 분위기가

바뀐 것도 기회가 됐다”고 겸손해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2011년 11월 단 6종으로 시작한 카톡 이모티콘은 현재 5,500여종으로 불었다.

카톡 이용자 2명 중 1명(약 2,700만명)이 글을 대신해 이모티콘으로 대화를 주고받고 있고, 6년간 1,700만명이

이모티콘을 구입했으며, 매달 발신되는 이모티콘 메시지 수는 20억건에 이른다.

국내외에서 10대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작가들이 카톡 이모티콘을 내놓고 있는데,

이 중 연간 거래액 10억원 이상의 작가만 24명(2017년 기준)이나 된다.

카톡 이모티콘 작가로 가는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직접 만든 이모티콘을 카카오 스튜디오에

응모하면 심사를 거쳐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임씨는 “누구나 아이디어와 펜만 있으면 내 그림을 세상에 소개할 수 있다”며

 “생각만 하지 말고 도전해 보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누구나 카카오 이모티콘 스튜디오에 자신이 제작한 이모티콘을 응모할 수 있다. 제안한 이모티콘은 카카오의
심사와 상품화 과정을 거쳐 카카오톡을 포함한 카카오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노출된다. 카카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