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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하우스 in 인제 RC-Z 공법으로 노출콘크리트의 단점을 보완한월간 전원속의 내집
매거진 입력 2017.02.06 10:15
집을 짓는 건 선택의 연속이자 누군가에겐 도전이다. 여기에 주변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아직은
생소한 공법을 공부한 뒤 적용한 건축주와 그의 집을 소개한다.
바다에서 육지로 온 명태가 매서운 겨울바람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 속살이 부드럽고 비리지
않는 황태가 된다. 이 황태의 본고장인 인제의 추위는 그만큼 혹독하기로 유명하다.
위도가 높고 바다에 면해있지 않은 산악지역이라 일교차도 크다. 이 만만치 않은 추위에 도전장을
내민 듯 노출콘크리트 주택 한 채가 위풍당당한 모습을 드러낸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강원도 인제군 / 대지면적 : 2,073㎡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 건물면적 : 160.86㎡
연면적 : 328.11㎡ / 건폐율 : 7.76%
용적률 : 10.94% / 최고높이 : 13.9m
공법 : 기초 - RC-Z노출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RC-Z노출콘크리트
구조재 : 벽 - RC-Z노출콘크리트, 지붕 - RC-Z노출콘크리트
지붕마감재 : 누름콘크리트위 우레탄방수
단열재 : RC-Z 전용 단열재 Z보드(압출법단열재 특호90㎜)
외벽마감재 : 노출콘크리트 위 발수코팅
창호재 : 이건창호 72㎜ 알루미늄
에너지원 : 전기(태양광), LPG
설계 : ㈜아태기술단 건축사사무소
시공 : 동행건축 031-772-2985 http://blog.naver.com/donghaeng_ar
여행 중 마주한 일본 건축가 안도 타다오(Ando Tadao)의 건물에 반해 노출콘크리트의 매력을 알게된
건축주는 은퇴 후 거주할 전원주택 역시 노출콘크리트로 짓기로 결심했다. 재료 본연의 모습 그대로를
드러내기 때문에 차가운 인상을 받는 사람도 있다지만 오랜 세월 건축 설비·소방업계에 몸담아 무수한
건축물을 관찰하며 체득한 감각을 주택에 여실히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지역이라고 집을 꽁꽁 싸매고 원하는 취향을 포기하기에는 최근 건축 시장의 발전 속도와
기술력도 상당해졌다. 다양한 자료 검토와 공부 끝에 마침내 찾은 RC-Z 공법은 노출콘크리트를 주택에
적용하기에 현재까지 최선의 방법임을 알게 되었다. 그간 알고 지내 온 오랜 벗들에게 토목과 설계를
맡기고, 국내에서 RC-Z 시공 경험이 많은 시공회사를 찾아 문을 두드렸다.
RC-Z 공법은 아직 국내 대중에게 생소하지만 일본에서는 개발된 지 벌써 20년이 넘은 공법이다.
시공을 맡은 동행건축 이창재 소장은 “최근 몇 년 새 디자인이나 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노출콘크리트로 집을 짓고자 할 때 많이들 선택하고 있으며 실제로 의뢰하는 클라이언트 대부분이
건축·디자인 종사자”라고 전한다.
기존의 노출콘크리트 주택은 거친 외부마감을 드러내기 위해 콘크리트 실내 면에 단열재를 붙이고
석고보드로 내부마감을 하는 방식으로 단열을 꾀하지만 시공 숙련도에 따라 결로현상을 피하기가
쉽지 않았다.
RC-Z 공법은 콘크리트와 단열재, 내부마감재(CRC보드)를 일체화하여 타설함으로써 노출콘크리트의
가장 큰 문제인 열교로 인한 단열성능 저하를 예방한다.
또한, 건축 설비를 업으로 하는 건축주는 실내의 공기를 늘 쾌적하게 유지하기 위해 강제 배기와 흡기를
할 수 있는 공조시설을 설치했다.
PROCESS
01 RC-Z 공법은 골조 완료 시 내부마감이 단열재+CRC보드(시멘트보드)이므로 내부에서 액체방수나
공간 쌓기가 용이하지 않다. 따라서 기초단계부터 시트방수와 제물방수, 보호모르타르를 통해 골조부터
완전한 방수가 이루어져야 한다.
02 RC-Z 공법은 설계단계에서 정확한 RC-Z용 실시설계가 진행되어야 한다. 현장에서는 내부단열재가
시공되기 이전에 전기/설비의 배관을 최종적으로 확인 후 시공해야 한다. 골조마감 후 전기/설비수정은
단열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03 거푸집 역할을 하는 패널과 패널은 클립(총 3종류)과 볼트·너트로 결합되며, 패널 조립 후
바타(파란막대기)를 가로와 세로로 잡아줘야 한다.
RC-Z시스템에서 패널과 바타를 제외하고도 사용되는 부자재만 16~20종류에 이른다.
04 벽체 공사 마감 중인 모습이다. 외벽의 기밀성은 단열재와 단열재를 만나게 해 확보한다.
내벽은 보드 마감 면에 패널이 붙는 형태이므로 냉기가 내벽을 타고 실내로 들어오는 것을 차단한다.
05 보를 시공하고 있는 모습. RC-Z는 일체형 타설을 통해 기밀을 확보하는 공법으로, 보의 경우에도
단열재로 감싸서 타설한다.
06 작업자의 안전과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시스템 비계를 설치한다.
07 RC-Z 공법은 300×2,700(㎜)규격 직사각형의 모듈 패널을 사용하는데 이번 인제주택의 드라마틱한
입면을 위해 규격 외의 사선벽을 구현했다.
08 창호 패널을 설치하고 있다. RC-Z 시스템은 창호를 시공하는 패널을 따로 사용함으로써 완성도를
높인다.
INTERIOR
내벽마감재 : LG하우시스 실크벽지
바닥재 : 한샘 온돌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한샘
수전 등 욕실기기 : 한샘
주방 가구 및 붙박이장 : 한샘
조명 : 을지로
계단재 : 에쉬집성판
현관문 : 일레븐도어
방문 : 예림도어
데크재 : 합성목재 울트라
주택은 총 지하 1층, 지상 2층의 규모로 십자 형태의 평면이 각 실을 형성하며 외관을 통해 내부의
공간을 연상하게 한다. 발효 음식을 연구하는 아내가 요리 관련 세미나와 쿠킹 클래스 등을 운영하기
위한 공간으로 지하에는 창고를, 1층에는 전시관과 주방을 큼직하게 내었다. 사람들의 잦은 출입을
대비해 거주공간을 2층에 배치했고 침실, 손님방, 가족실로 구성했다.
옥탑에는 다양한 각도에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모든 방향에 외부공간을 마련하면서 전기를 자체
생산하는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했다.
특히 이 집이 특별한 이유는 RC-Z 공법 대비 유니크한 디자인이다.
RC-Z는 모듈시스템이기 때문에 기교 없이 박스 형태의 결과물이 많은데, 이 집은 평면적으로나
입체적으로 요철이 많고, 최상층의 입면에 사선처리까지 시도했다.
노출콘크리트라는 재료의 감성을 살리면서 디자인과 단열까지 신경 쓴 사례다.
시공자가 알려주는 RC-Z 공법에 대한 오해와 진실 셋
1. RC-Z 공법은 비싸다?
아닙니다. 오히려 가성비가 좋은 편입니다. 보통 건축주들은 목조주택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철근콘크리트 주택은 비싸고, 노출콘크리트는 더 비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RC-Z 공법은 콘크리트 외벽과 단열재, 내부마감까지 일체형 타설이기 때문에 스터코나
조적과 같은 외부마감이나 석고보드와 같은 내부마감 공사가 따로 필요 없습니다.
그리고 모듈화된 공법이기 때문에 창호나 기타 내부 인테리어 스펙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초기 예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금액으로 시공을 마칠 수 있습니다.
2. RC-Z 공법은 공기가 길다?
전체적인 공기는 크게 차이 나지 않지만 기존 공법에 비해 골조공사의 기간이 깁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일체형 타설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보통 철근콘크리트 주택에 비해
철근의 양도 약 1.5배 더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외관이 노출되므로 크랙을 예방하기 위함인데, 따라서 기본적으로 내진성능이 보장됩니다.
그리고 외관에 요철이 적을 경우 일반 벽돌 주택보다 빠른 시공도 가능합니다.
3. RC-Z 공법은 중간에 설계 변경이 어렵다?
맞습니다. RC-Z 공법의 장점이자 단점은 모든 것이 시공 전에 미리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기와 설비의 인입은 물론이고, 콘센트의 위치와 개수 등 세세한 것도 사전에 명확하게 협의가
이뤄져야 합니다.
CRC보드 바로 위에 단열재가 있기 때문에 단열재를 보호하기 위해 못을 많이 박아야 하는 주방가구
등을 설치하는 위치 역시 미리 정해야 합니다.
대신 설계한 그대로 시공되기 때문에 결과가 예측 가능하고 추가공사에 따른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은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축주는 전원생활을 미리 체험하기 위해 근처 지역에서 3년간의 단독주택 예행연습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정도로 집짓기에 열의를 보이며 도전적인 시도와 수고로움도 아끼지 않았다.
이제 RC-Z 공법의 노출콘크리트 주택에서 맞는 첫 겨울을 무사히 보내고 나면 복잡한 공사 현장
속에서도 고집스레 남긴 벚나무가, 겨우내 품어온 따뜻한 봄소식을 전해줄 것이다.
취재_ 조성일 | 사진_ 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7년 1월호 / Vol.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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