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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말고 매년 800만원 버는 20세 소녀 전공은?

조아0415 2016. 10. 26. 08:01

월급말고 매년 800만원 버는 20세 소녀 전공은?

"사람들 예쁘게 만들어주고 소통라는 일이라 좋아요"

프로필 사진

   
국내 최초 피부미용 분야 메달리스트
올해 7월 스타기술인으로 선정
피부미용 분야 '국제심사장' 목표
공부가 아닌 기술로 성공했어요.

충청대학교 의료미용과 2학년 김은성(21)씨. 2015년 열린 제43회 국제기능올림픽 피부미용 분야 은메달리스트다. 앞으로 취업하면 매년 800만원의 연금이 나온다. 기능올림픽 메달리스트는 관련법에 따라 메달 획득 분야의 일을 하는 동안 연금을 받는다.


김은성 씨는 2011년 국제기능올림픽 피부미용 종목 도입 이후 우리나라 첫 메달리스트다. 지난 7월 스타기술인 홍보대사에 선정됐다. 고용노동부가 숙련 기술로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기술인에게 주는 직함이다. 

국제기능올림픽 은메달리스트 김은성씨

출처 : jobsN

피부미용은 언제 시작하셨나요.

중학교 때부터 관심이 많았습니다. 부모님 권유로 중학교 때 일찍 학원에 다니면서 미용을 배웠고, 자연스레 미용 특성화 고등학교(강원생활과학고등학교)에 진학했어요. 피부, 헤어 등으로 전공이 나뉘었는데, 피부미용을 선택했습니다. 소통을 통해 겉모습뿐 아니라 마음도 치유할 수 있는 분야라 매력적이었어요.

기능올림픽에 출전한 계기는요?

고등학교 담당 선생님이 한 번 도전해 보라고 권유하셨어요. ‘색다른 경험이니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나갔죠. 처음 출전한 대회가 2012년 지역대회였는데, 은메달이란 좋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그때 올림픽 출전을 결심하셨나요.

지역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받으면서 선생님께서 세계대회에 나가보자고 하셨어요. 일단 2012년 전국대회에 도전했습니다. 아쉽게도 메달권에 들지 못했어요. 2013년에 다시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네일 아트, 마사지 등을 하고 있는 김은성씨.

출처 : jobsN

금메달 못지않은 은메달

2013년 지방대회, 전국대회에서 모두 금메달을 획득했다. 자신감을 얻어 국가대표 선발전에 도전했다. 여기서 1위를 차지해야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 김은성씨는 대학 진학을 1년 미루면서까지 선발전을 준비해, 2014년 12월 국가대표 꿈을 이뤘다. 이어 2015년 2월 전국기능올림픽 수상자 특별전형으로 충청대학교 의료미용과에 입학했다. 

국제기능올림픽대회는 어땠나요.

2015년 8월 브라질에서 열렸습니다. 얼굴관리, 전신관리, 네일, 데일리 메이크업, 판타지 메이크업 등 10가지 종목을 4일에 걸쳐 시연했죠. 제한 시간 내에 과제를 완성도 높게 해내야 합니다.

경쟁이 치열했나요?

다른 나라 선수들의 견제가 굉장히 심했어요. 우리나라가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종합 우승을 많이 차지해서 그런 것 같아요. 코리아라는 단어만으로 대회장 분위기가 달라졌죠.

대회 치르면서 어려웠던 점은요?

브라질 모델을 세워 놓고 얼굴 관리 등을 했는데요. 모델이 익숙치 않아 당황스러웠습니다. 브라질 사람들은 우리와 달라 그에 맞는 관리를 하는 게 어려웠어요. 예를 들면 전신관리 때 팔, 다리, 등에 스크럽(각질 제거 관리)을 해야 하는데요. 모델의 털이 길고 많아서 힘들었습니다. 열심히 아이 메이크업을 했는데, 모델이 눈을 뜨니까 메이크업이 하나도 안 보이는 경우도 있었어요. 브라질 사람들은 눈썹과 눈 사이가 좁으면서 눈매가 깊어 한국인과 다른 방식으로 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던 거죠.

난관을 어떻게 뚫었나요?

스크럽을 할 때 마른타올로 많이 털어줬어요. 스크럽 제품이 남아있으면 점수에 영향을 미치거든요. 아이 메이크업 때는 눈을 뜬 상태로 섀도우 선을 잡았어요. 눈을 뜰 때 어느 정도 보일지 미리 확인하고 다시 메이크업했습니다. 모델과 소통이 힘들어서 몸짓과 영어를 섞어가며 작업했어요.

국제기능올림픽 당시 기념사진과 방송장면

출처 : jobsN

은메달 발표 당시 기분이 어땠나요.

수상자 발표 때 화면에 뜬 태극기를 보고 머리가 하얘졌어요. 단상에 태극기를 들고 뛰어나갔는데, 눈물이 많이 났죠. 메달을 걸고 앞을 보니 지도위원님들도 울고 계셨어요. 4년 넘게 고생했던 순간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죠. 브라질을 찾아 주신 부모님과 껴안고 많이 울기도 했어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었습니다. 너무 좋았어요.

세계 2위라니 대단하세요.

맞아요. 간혹 주변에서 '아쉽지 않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있는데요. 전 금메달 못지않은 은메달이라고 생각합니다. 금은동은 한 끗 차이에요. 점수가 1점도 차이 나지 않죠. 제가 노력해서 받은 메달이라 색깔에 상관없이 소중합니다.

(왼)제빵분야 금메달리스트 유재희씨와 함께 기념사진,(우)철탑산업훈장

출처 : jobsN

피부미용 분야의 '국제심사장' 목표

김은성씨는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은메달 포상으로 철탑산업훈장과 상금 5600만원을 받았다. 해당 분야 일을 시작하면 연금도 받을 수 있다. 작년 9월 대학을 빛낸 공로를 인정받아 충청대 충청인상과 함께 장학금 500만원을 받기도 했다.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요?

학교 졸업 후, 유학을 갈 예정입니다. 피부미용의 본고장인 유럽으로 가고 싶어요. 영국이나 프랑스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보다 숙련된 기술을 배우면서, 그곳의 문화와 외국어도 배우고 싶어요. 최종목표는 피부미용 분야 '국제심사장'이 되는 겁니다. 기능올림픽대회 심사위원을 대표하는 대단히 영예로운 자리죠. 한국 피부미용 분야가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기술 배우는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공부가 다가 아니다’란 말을 많이 하시잖아요. 저도 그 말에 공감합니다. 기술을 잘 배우면 대학 입학을 포함한 여러 선택을 할 수 있어요. 타고난 재능 보다 꾸준한 노력이 중요해요. 다들 포기하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글 jobsN 이수민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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